0199. 지금 블로그를 해라 - 0. 들어가기에 앞서
밤은 짧고 말은 기니 듣기 지루하군. – 허생
- 짧게 연재하겠습니다.
- 인터넷 너머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 인터넷에 진짜 익명은 없습니다.
某 커뮤니티에 강좌 게시판이 생긴 기념으로 블로그에 관한 글을 조금 쓰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곳과 그곳에 동시 연재입니다. 시작을 연 허생전의 대사를 본받아 아무리 강력한 귀차니즘에 걸린 사람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매 회 짤막하게 쓰겠습니다. 대신 질답에 충실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최종 사용자의 입장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블로그에 능숙한 분들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강좌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읽는 분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인터넷은 사람이 쓰는 것이고, 그 기반 기술 속에 자신을 완전히 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으로 구축된 이곳을 표현하는 단어인 cyberspace를 우리말로는 흔히 가상사회라고 번역합니다. 하지만 종종 이 용어를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속에 구축된 가공의 세계를 표현하는 말과 같은 용어로 cyberspace를 지칭하기 시작한 어떤 사람의 잘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혼동 때문에 사회가 구성된 공간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한 가상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에 마치 사회 자체가 실상이 아닌 가상인 듯 받아들이는 사람이 존재하곤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간이 가상이지 사회가 가상인 것이 아닙니다. 교류하고 있는 것은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분명한 사람으로 컴퓨터 자체가 아닙니다.
또한 인터넷은 익명의 공간조차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는 사용자가 현실의 누구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은폐되어있을 뿐입니다. 끝까지 접근하기 위한 부분은 일정 수준의 노력과 공권력의 개입을 요구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 두 가지가 필요한 수준의 잘못을 저지른다면 현실의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관대함 속에서 이 이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인터넷 실명제 반대론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써온 글도, 앞으로의 글도 이 두 가지를 기본 전제로 풀어냅니다. 실제로는 이러한 전제가 글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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