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8. 현 사태를 위한 고사

투빈님의 글에도 덧글로 달았지만 어느 쪽이 맞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정보가 모일 수록(TV 제외, 보지 않으니까요) 혼란만 가중될 뿐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경험이 어설픈 거짓말 탐지기를 하나 만들게 했습니다.

삼인성호(三人成虎)의 고사를 아시나요? 다음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기원전 5세기 중국의 전국시대 이야기입니다. 국경을 맞댄 위(魏)와 조(趙)는 맹약을 채결하고 보증을 위해 인질을 교환하게 됩니다. 위왕은 왕자 하나를 조로 보내면서 방총(龐蔥)에게 그를 수행하도록 명했습니다. 자신이 없는 동안 그와 대립하던 관료들이 자신을 모함할 것을 염려한 방총은 왕에게 이렇게 아룁니다.

전하, 어떤 사람이 저자에 호랑이가 날뛰고 있다고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위왕은 나는 믿지 않겠지. 어찌 저자에 호랑이가 나오겠나.

방총은 다시 그렇다면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조금 의심스럽지만 역지 믿지 않겠지.

세 사람이 함께 호랑이가 나왔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위왕은 망설이다가 그렇다면 믿을 수 밖에 없겠지.

방총은 걱정스러운 듯이 말합니다. 전하, 저자에 호랑이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 사람이 그렇게 말하여 그것이 진짜가 되었습니다. 조의 감단(邯鄲)과 위의 대량(大梁)은 왕궁과 저자보다도 훨씬 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저를 참언하는 자가 세 사람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위왕은 방총의 뜻을 헤아리고 말합니다. 너무 염려하지 말라. 나는 두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지 않는다.

그리고 방총은 왕자와 더불어 감단으로 갔습니다. 과연 얼마되지 않아 사람들이 방총을 험담하였고 나중에는 위왕이 그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결국 후에 방총이 돌아왔을 때 위왕은 방총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은 분들의 반응은 보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첫째, 읽고 별 생각이 없거나 애초에 제대로 읽지 않았다. 억지로 끌어앉혀서 읽게할만큼 저도 성실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무슨 이야기를 위한 글인지도 관심이 없으시겠죠. 그냥 관두세요.

둘째, 혹시 내 얘기하는 건가라고 머리를 긁적이거나 내가 그런 적이 있었나며 자신을 되돌아보시는 분. 지극히 평범한 반응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잘못 한 번 안 하고 사나요.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입장을 다시 되돌아보는 것이 오히려 바른 일일 것입니다.

셋째, 맞아. 그 놈들이 이 놈들이라니까. (요새 우스개로 이게 다 노무현 탓이야)고 일단 시선을 이곳에 두지 않는 사람. 특히 방금 쓴 예를 보고 자기 욕한다고 발끈한 사람. (대통령은 양 극단에게 지금 빨갱이와 미제 앞잡이의 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으니까요. -_-;;; ) 당신이 범인입니다.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집단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세요, 제발.

누가 삼인성호의 거짓말쟁이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생각의 시간도 없이 너야(난 아냐가 아니라)라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그렇다고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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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vatar Trackback - 민주통신 블로그 (#)
2006-05-07 17:22:04

무능이 민주의 탈을 쓴 결과가 평택이다…

민주주의는 어떤 정체 못지않게 바람직한 정체다. 단, 조건이 있다. 민주주의가 바람직한 정체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충하는 다양한 민의를 슬기롭게 담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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