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 네이버 블로그 (2003.12.21~2004.08.13)
이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하이텔 PMC는 정말 여건이 안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옮기게 된 곳은 레드마야군과 컬트브레인군이 거주하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였습니다. 처음 네이버 블로그를 봤을 때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PMC의 너저분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에 단순하고 깔끔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네이버 블로그에 끌릴 수 밖에 없었죠. 페이퍼에서 넘어온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는 이유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당시 PMC의 주 사용자는 30대 초중반이었기 때문에 코드가 맞는 사람을 거의 찾을 수 없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옮긴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그 무렵에 막 오픈 베타를 시작한 마비노기의 이야기를 끄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소재도 있고 새로운 쓸 곳도 있고, 딱이었죠. 그리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이리저리 쓰면서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쓰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하나둘 씩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런 것들에 대해 투덜대면서 블로그에 대해서 이리저리 배우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는 조금씩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에 대해 알면 알수록 눈은 점점 높아지는데 정작 쓰고 있는 서비스는 6월의 그 때부터 거꾸로 돌아가고 있으니…. 결국 1년은 채우고 결정하겠다
는 말을 지키지 못하고 8월 13일 블로그 임시 폐쇄(사실상의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3월에 개설해 6월부터 네이버 블로그와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이글루스로 완전히 옮기게 되었죠. 그때 이미 네이버 블로그에서 알게 된 몇몇 분은 이글루스로 옮긴 상태였고, 제가 네이버 블로그를 닫은 이후로 다른 분들도 상당수 이글루스로 옮기게 되어 블로그를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글루스 쪽에 (마리미테 관련으로) 알게된 분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기도 하고요.)
완전히 개인적인 글(비공개글)을 포함해서 4개의 카테고리(폐쇄를 전후해 9개로 확장) 300개 정도의 글로 그렇게 양이 많지는 않지만 어쩌면 가장 충실했던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 개선 성토, 트랙백과 블로그관에 대한 토론, 안티 스팸 운동 등등) 그리고 블로그와 인터넷, 그리고 사람에 대한 생각이 가장 급격하게 변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한두 달 전에 쓴 글에 스스로 동의를 못하게되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그리고 그만둔 이유, 또 지금 제가 블로그 툴/서비스를 선택하는 기준은 똑같습니다. 내가 쓰고 보기에 손쉽고 간단하고 단순할 것. 사용자의 편의보다 회사, 그리고 툴 개발자의 편의를 생각하는 곳은 두 번 돌아볼 필요 없이 쓰레기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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