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96. 일본어는 한국어가 아니다
[이 글은 2007년 한님의 블로그 TOP10입니다]
친구들과 종종 토론(이라기보다는 푸념) 주제가 되었지만 블로그에는 딴지로 여겨질까 저어해서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마땅한 카테고리를 만들어두지 않아서 맞춤법으로 해두겠습니다. 일단은 언어 생활에 관한 것이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체계적인 일본어 공부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번역란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도 쮸루야씨 만화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번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나 다른 분들의 번역도 보곤 하는데요, 보다 보면 가끔 아쉬운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번역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일본어를 우리말 발음으로 읽어놓은 것들 말이죠. 그리고 웹 번역기의 기계 번역을 그대로 옮겨놓는 경우도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전자가 주제지만 좀 길어질 것 같으니 후자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죠.
이전에 곡 제목 번역을 쓴 동방월등롱 노래 중에 [魂は静かに眠りにつくように ~ 遠野郷の木葉梟(혼이 조용히 잠들기를 ~ 원야향의 소쩍새)]라는 곡이 있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木葉梟를 전부 [나뭇잎 올빼미]라고 해놓고 있죠. 이것은 네이버 웹 번역기의 결과로 지금 버전에서는 다른 용어(올빼미과의 작은 부엉이)로 번역합니다. 물론 그냥 봐도 [나뭇잎 올빼미]든 [올빼미과의 작은 부엉이]든 이상한 번역이긴 마찬가지죠. 木葉梟는 このはずく입니다(from 위키피디아). 그래서 저는 소쩍새라고 번역한 것이죠.
비슷한 것으로 使い魔가 있습니다. 메르키제데크님 말씀처럼 familier에 해당하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그냥 패밀리어라고 써왔기 때문에 대체어가 없는 말입니다. 지금도 어떻게 번역해야할지 말이 많죠. 그런데 웹 번역기에서는 이 말을 두 단어로 나눠서 따로 번역합니다. [使い->사용], [魔->마]로요. 그리고 물론 [사역마]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사용마]라고들 썼죠.
이상의 예들은 몰라서라고 넘어갈 수도 있겠죠. 스스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 번역에 의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공부를 하거나 아는 사람에게 배우면 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번역 오류는 좀 걱정스럽습니다.
쮸루야씨 만화 제0029화 첫번째 대사의 [장애물]의 원문은 [障害物]입니다. 그냥 발음대로 읽으면 [장해물]이지만 우리말에서는 [장애물]로 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말에서의 장애물과 장해물 모두 일본어에서는 障害物로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번역본 중에는 그냥 발음을 써버리곤 합니다. 이런 예는 흔하게 보이는데, 아무래도 이 바닥
에서 다루는 것 중 학원물이 많다보니 특히 학교 관련 용어에서 그런 것이 많습니다.
- (일본어) -> (한국어)
- 소학교(小学校) -> 초등학교
- 생도(生徒) -> 학생
- 직원실(職員室) -> 교무실
보건실(保健室) -> 양호실(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건실이라고 한다네요.)
막상 쓰려고 보니 잘 떠오르지 않는군요. 게다가 이쪽이 짧네요. OTL
문제는 일본어 좀 한다고 번역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정작 우리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아마추어 번역팀에서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해서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으로 한국화 담당을 따로 둔다는 얘기도 듣곤 했는데 말이죠. 지금은 아마추어 번역가가 크게 늘어났지만 열의를 가지고 하는 사람은 오히려 줄어든 것 같습니다. 조금 넘겨짚어보면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국어와 우리 문화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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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지금은 어떨 지 모르겠는데, 자막을 보더라도 거의 다 직역체여서 볼 때마다 짜증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로 매끄럽게 번역해주시는 분보다 인기가 더 많았던 게… -_-;
비슷한 예로 “도꼬다?”가 있겠군요.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디야?”로 번역하곤 했죠 ;
이 중요한데 사람들이 엉터리 번역에 대한 핑계로 의역이라는 말을 쓰다보니 직역체가 미덕처럼 되어버렸죠.
아름다운 한글, 올바른 맞춤법을 씁시다.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 틀리는 맞춤법이 보입니다. 저는 그런 걸 볼때마다 정중히 지적해주고픈 욕구가 솟아납니다. 하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하거나, 잘 안다 하더라도 자칫 기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편입니다. 저도 완벽하게는 알지 못할 뿐더러 띄어쓰기도 종종 틀리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올바른 맞춤법을 사용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RSS 리더기로 구독하시는 분들께: 인라인 스타일이 아닌 css에 정의해서……
지금 학교에서는 양호실이라고 안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보건실입니다.
바뀌었군요. 정정하겠습니다. 양호 선생님의 호칭도 보건의 같은 식으로 바뀌었나요?
번역이 결국 읽는 사람에게 작가의 의도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나라의 말에 알맞는 적절한 의역의 사용이 필요하겠지요. 직역은 오히려 원치 않은 혼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높을 테니까 말이죠…
그런 부분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전문 번역자분들이 존경스러워져요.
저도 가끔 손대고 있긴 하지만…
제 국어 실력이 부족한게 많이 느껴지더군요.
최소한 문법만이라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가 중요하니까요.
가끔 직역체로 쓰인 번역 문장을 볼 때면, 머릿속에서 그 문장을 하나하나 자연스럽게 바꿔가면서(번역기 식으로는 ‘뇌내 변환해서’) 읽습니다. 예를 들면 직역체로 꼬박꼬박 적혀있는 ‘~의’를 몇 개 뺀다든지, 어색한 곳에 들어간 반점(,)을 뺀다든지, 일본에서는 외래어로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자어나 우리말로 쓰는 말인데 그대로 외국어 발음으로 적혀있는 말을 바꾼다든지, 일본식 한자어를 좀 더 자연스럽게 바꾼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좀 더 고난도(?)인 것을 들자면, ‘모두(원문은 みんな)’라고 일괄적으로 번역된 부분을 상황에 따라 ‘친구들’, ‘일행’ 등으로 바꾸거나, ‘~하니까(원문은 ~だから)’가 계속 나오는 부분을 머릿속에서 적당하게 슬쩍 바꾼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만화 전문 번역가(누군지는 까먹었습니다;;;)가 ‘잘 된 번역이란, 번역문을 봤을 때 머릿속에서 원문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는 번역이다.’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아마추어로 번역하는 사람들도 그런 말을 귀담아 새겨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벌로 끝난 번역은 마치 퇴고를 거치지 않은 글과 같죠.
번역은 한 언어로 되어 있는 것을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단순 직역이 아닌 한국어로 제대로 바꿔줘야 되는데 국어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사전가지고 번역한다고 덤비니 국적불명의 애매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때 번역한다고 설쳤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빈약한 한국어실력 때문에 좌절했었던 기억이…ㅠ.ㅠ
이래저래 우리말에 대한 걱정이 늘어나네요.
일본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방법
일전에 중국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와 비슷하게 개인적으로 나름 효과가 있는 일본어 공부방법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일본어는 들어갈 때는 웃으면서 들어가고 나올 때는 울면서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일본어 공부에는 크게 두가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동사의 활용형 등과 같은 문법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한자입니다. 첫번째 문제에 관해서는 저도…..
주로 일한번역에 대한 잡상
안녕하세요, 여러분. 루이체 스튜디오입니다.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에 설 연휴는 잘 보내고 있으신지요, 저희 집은 본가라 아무데도 가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귀향하여야 하는 분들을 위하여 3초간 묵념…-_-;오늘은 번역에 대한 잡상을 잠깐 늘어놓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진 번역에 대한 ‘기준’이기도 한 내용입니다.일단 번역이라는 것은, 흔히 돌아다니는 말 중에 있듯이 ‘제 2의 창작’입니다. 외국어를 한국어로써 이해하기 쉽고…..
하하하;; 꽤 오래된 글에 답글을 달긴 하지만, 저도 최근에 이것과 비슷한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위에서 제시하신 문제 말고도 아마추어 번역자 분들 중에서는 종종 조사를 쓰지 않고 단어로만 문장을 구성하는 경우도 발견됩니다. 이런 경우는 확실히 원문을 떠올려서 재해석한 뒤 이해하는 게 더 빠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번역은 번역이 아니라 단순히 낙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_-;;
조사가 없으면 문장에서 단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문득 훑어보니 저도 그런 잘못을 저지른게 눈에 띄네요. 이런…;;
말씀하신 부분에는 동의합니다만, 일본 컨텐츠 특성상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선 어느정도의 직역도 필요하다 봅니다.
분위기를 위한 직역이라는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혹시 이 덧글을 보신다면 보충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아, 제가 말하는 직역은 일본어투에 관계된 겁니다. 그러니까… 걸린 트랙백들 중 와
, 가 일본어투의 영향을 받아 잘못 쓰여져야 할 곳에 쓰여지고 있으니 고쳐야 한다더군요.
하지만 전 굳이 고칠 필요를 못느낀다는게 간단히 ‘의미를 모르겠다’만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고 꼭 한국어로 고쳐쓰는 것보단
그 일본어투 문장 속에 있는 ‘의미’가 말속에 포함된 ‘의미’를 모르겠다는 것이기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가 뜻하는 것과는
한국인이 생각하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 자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것처럼 들리지만
‘의미를 모르겠다’는 것은 말은 알아들었어도 그 속에 숨은 뜻을 잘 모른다는 뉘앙스처럼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강력히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그렇게 한국어로 완전히
바꾸는것보단 일본어 자체를 직역처럼 전하는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느낌이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어째.. 설명하다보니 좀 꼬인듯한 느낌이 드는데 알아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보충설명으로 적어봤습니다.
..그나저나 이 블로그는 덧글란이 익스6.0에서 좀 이상하게 오른쪽으로 길게 치우쳤네요 –; 엔터를 수동으로 입
력하다보니 줄이 엉망이 될 듯한 느낌도 드는데… 아무튼 올립니다.
일본어 번역문을 읽을 때 그것이 번역문임을 독자에게 인식시켜야한다는 말씀처럼 보이는군요. 물론 저는 그것에 반대합니다. 번역은 그것을 독자가 자연스럽게, 다시 말해서 외국어의 번역문을 읽는다는 인식이 적게 읽을 수 있어야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 자체가 니까 제 관점이 그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겠죠.
편집기가 부등호로 괄호친 것은 모두 태그로 인식하기 때문에 말이 좀 잘려나간 것 같군요. IE6.0의 렌더링 버그까지 신경 쓰면서 테마를 관리할 정도로 인터넷 지식이 뛰어나지 못해서 불편을 끼쳐드린 점 죄송합니다. 하지만 테마가 유동 가로폭이기 때문에(굳이 그것이 아니라도 인터넷 문장의 기본이지만) 같은 문장 내에서는 가급적 엔터를 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항성, 행성, 위성, 혹성 그리고…
관련글 : 행성(行星), 유성(遊星), 그리고 혹성(惑星) (by 꼬깔님)
꼬깔님께서 포스팅하신 글에 달린 덧글들을 읽어봤습니다..
덧글을 보니 굳이 천문관련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기초적인 용어를 모르거나 혼동하시면서 이것이 옳네 그르네 하는 경우가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덕분에 아무래도 이 자리를 빌어서 해당 용어에 대한 설명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모르고 계신 분들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