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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는 재주 없음

讀/삶 | 2009/07/03 22:12 | Posted by 한님

제 연구실 자리 뒤에는 재작년쯤에 생일 선물로 받은 작은 산세베리아 화분이 있습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위치의 연구실이긴 하지만 24시간 조명이 들어오고, 화분 자체도 산세베리아의 특성상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놈이죠. 그런데 보면 이 놈은 많이 비실비실합니다. 가끔은 살아있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죠. 비단 이 녀석 뿐이 아닙니다. 어린시절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순식간에 죽게 만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지금까지 뭔가를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그런데 저의 이 '키우는 재주 없음'이 동식물의 범주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관념적인 부분도 포함한 것 같더군요. 몇 차례 터전을 옮기기는 했지만 5년 10개월째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도 거의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 걸음이죠. 언제나 밑천을 드러내는 자신을 보면 스스로 재능을 키우는 재주도 없고, 지난 학기 강의를 해보니 타인의 지식을 키우는 재주도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연애 경력을 보면 사랑을 키우는 재주 역시 0, 아니 마이너스. 그것은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키운다'는 것은 '관심'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관심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고 외치는 저는 사실은 모든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 관심을 대상을 키우는 방향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반대로 표현하는 사람이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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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란필 2009/07/04 1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권수는 차곡차곡 키우고 있잖아 ㅡ,.ㅡ;;
    ...뭐, 하긴 오빠에게 용근을 줬다가는 세상멸망시킬 놈이 태어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ㅡ^* ←사돈남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