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3. 라훌라(Rahula)
생각해보면 라훌라는 후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밀행제일이라 칭해지고 십대제자에 꼽힐 정도로 출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전해지는 일화는 언제나 부처님의 외아들로서, 그리고 최초의 사미로서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러한 일화 속에서나 그렇고 경장 등에서는 다른 제자들과 다름 없이 나오지만 대중이 접하는 것은 오히려 이쪽이니까요. 그리고 부처님의 외아들이라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 어린 라훌라는
같은 표현으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일화는 역으로 그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미로 지낸 것이 아무리 길어도 10년이 조금 넘었을테고(제자가 된 시기는 6세나 10세, 가장 뒤로 잡는 것은 15세로 일컬어짐), 앞에서 말한 것처럼 경전 속에서는(그리고 일화들이 강조하는대로) 차별없이 수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본인이야 후대에 그렇게 되는 것을 알아도 개의치 않았을 것 같지만.) 그것들이 부처님을, 혹은 교단을 돋보이게하여 대중을 만족시켰을지라도 말이죠. 애초에 그의 출생에 대해서도 태어난 날 월식(라훌라)이 있었다
는 설명 쪽을 좋아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일화인 출가에 장애가 생겼기 때문에 장애(라훌라)라고 이름 붙였다
는 이야기는, 자식이 평생 가질 이름에 무슨 짓을…이라는 느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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